전 KBS 아나운서 출신 손미나, 스페인 국가 훈장 받더니 감독 데뷔...여행다큐 "엘 카미노"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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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KBS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이자 여행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손미나가 스페인 국가 훈장을 받은 사실이 알려졌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 주한 스페인대사관에서 기예르모 키르크파트릭 주한 스페인 대사에게 '시민십자훈장' 수여 받는 손미나 / 이하 우쥬록스엔터테인먼트 제공

13일 손미나 소속사 우쥬록스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손미나는 최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주한 스페인대사관에서 국왕 펠리페 6세를 대신해 기예르모 키르크파트릭 대사로부터 민간인 신분으로 최고 명예인 '시민십자훈장'을 수여받았다.

키르크파트릭 주한 스페인 대사는 손미나에 대해 "한국과 스페인을 오가며 진정한 '민간외교'를 실현해왔다"고 극찬했다.

또 "한국에 스페인어, 스페인을 널리 알렸으며 부임해오는 스페인 대사들이 한국을 잘 이해하고 도움이 되는 일을 할 수 있도록 오랜 시간 큰 역할을 해왔다"고 손미나의 공을 높이 샀다.

손미나와 주한 스페인 대사, 관계자들의 모습

주한 스페인 대사는 "(손미나가) 저널리스트로서, 작가로서, 한국을 대표하는 오피니언 리더로서 양국 유대감 강화 및 관계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를 스페인 국가와 국왕이 인정하는 것"이라며 "이 훈장을 전할 수 있어 매우 기쁘게 생각하고, 앞으로의 활동도 기대하고 있다"고 손미나의 훈장 수여를 축하했다.

손미나 역시 "두 나라가(한국, 스페인) 친하게 될 때 멋진 일들이 많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지난 시간의 경험을 빌어 굳게 믿는다. 훈장을 받아 영광스럽고 기쁘다. 앞으로도 민간 외교에 작은 힘을 보태기 위해 열심히 활동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스페인 전문가'로 잘 알려져 있는 손미나는 전 KBS 아나운서 출신으로 '가족오락관', '도전 골든벨', '9시 뉴스' 등 간판 프로그램을 진행해왔다.

손미나 / 유튜브 '라이나생명'

산티아고 순례길 완주하고 눈물 흘리는 손미나 / 유튜브 '손미나 Mina Sohn'

KBS 퇴사 후 그는 스페인 홍보대사로 활동하며 이후 스페인 관련 인터뷰와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민간 외교관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의 저서 '스페인 너는 자유다'는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랐다.

이어 지난해에는 스페인의 대표적인 트래킹 코스 '산티아고 순례길' 800km 완주에 성공했다. 또 스페인 공중파 방송 안테나 3의 '국민의 거울'에 출연해 유창한 스페인어 인터뷰로 한국을 알리기도 했다.


이하 사진 = 유주록스

손미나 작가가 아나운서에서 작가, 다큐 감독으로 변신한 소감을 전했다.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에서 여행 작가로, 유튜브 크리에이터로 활동하고 있는 손미나 작가가 2022년 봄, 800km에 달하는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었다. 손미나는 해당 여정을 힐링 다큐 '엘 카미노'에 담았다.

'엘 카미노'는 손미나 작가가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으며 진정한 자신을 만나는 과정을 담은 여행 다큐멘터리. 순례길의 아름답고 광활한 자연 경관과 길 위에서 만난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개봉을 앞둔 손미나는 27일 서울 강남구 유주록스 사옥에서 엑스포츠뉴스와 만나 근황을 전했다.

손미나는 "작년 초부터 1년 반 가까이 시간동안 산티아고에 흠뻑 빠져서 지냈다"며 "아나운서 생활 10년, 10권이 넘는 책을 쓰거나 사업 등의 일을 하며 지냈다가 새로운 일을 하는 것은 좋은 계기였다"고 소감을 전했다.

올해 만 50세. 체력도 떨어지고, 그간 쌓아온 경력에 있어 매너리즘에도 빠질 수 있는 시간. 그런 그녀에게 '산티아고 순례길'이라는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어 즐거웠다고.

'이렇게 살아도 괜찮겠니', '너무 힘든 거 아냐?' 등 바쁜 일상과 새로운 도전에 주변의 걱정을 많이 받았다는 손미나는 "창의적으로 영상을 이용해 스토리텔링을 할 수 있는 다큐를 만드니 그 과정이 즐거웠다. 또 체력에 대한 도전에 뜨거운 시간을 보냈다. 지금이 그 어느 때보다 좋다"고 미소지었다.

손미나는 1997년 KBS 24기 공채 아나운서로 데뷔했다. 이후 그는 '가족 오락관', 도전! 골든벨' 등을 진행하며 승승장구 했지만, 2007년 KBS를 떠나 스페인 유학길에 올랐다.

돌연 아나운서를 그만두는 것에 있어 후회는 없었을까. 이에 대해 손미나는 "후회한 적 없다. 계속 벌리는 일을 볼 때마다, 스스로 (회사를)나올 수 밖에 없었구나 느낀다"고 망설임 없었다.

그는 과거 함께 일했던 동료들에게도 '너에게는 여기가 좁은 세상이었을 것 같다'는 말을 들었다면서 "방송계에 있었어도 열심히 했겠지만, 지금처럼 색다른 경험들은 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손미나는 "타이틀은 중요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작가인지, 이제는 감독인지. 명칭을 많이 물어보시는데 제가 감독으로 불리기 위해 영화를 한 건 아니다"라고 영화관 개봉 다큐를 만든 것에 대한 도전 소감을 전했다.

사실 손미나는 바르셀로나 대학에서 석사과정을 밟을 당시 다큐를 만든 적이 있었다고. 그는 스페인 북부에서 있었던 '프랑코 독재 시절' 당시 학대를 받았던 인물들의 후손을 인터뷰한 25분짜리 다큐를 동기들과 만들었던 의외의 경험을 밝혔다.

"원래부터 무언가를 깊이 이해하는데 관심이 많았다. 아나운서 시설에도 대본 받고 녹화만 참여 하는 게 아니라 편집 과정도 따라 다니면서 봤다"고 말한 손미나는 "도전을 어렵게 생각할 수 있지만 한계를 다른 사람이 만들게 두지 말아야 한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그는 "'직업은 하나만 해야 해', '여자니까 안 돼' 등 이건 남들이 내 삶을 규정하는 것"이라며 "바운더리가 존재하지 않기에 어떤 창작을 하냐에 따라 새로움을 개척할 수 있다. 집에서 포스터를 걸어놓고 봐도 (개봉이) 믿기지 않지만 또 도전을 배웠다"고 전했다.

손미나는 "카메라와 드론, 배터리와 컴퓨터를 들고 800km를 생으로 걸었다"며 힘겨운 영상 제작기를 이야기했다. 다들 말도 안 되는 짓이라고 만류할 때도 그는 그 무거운 짐들을 촬영감독, 사진작가와 셋이서 나눠 들며 길을 걸었다.

그는 "'여기서 석양을 기다리자', '좋은 말 할 사람을 기다렸다가 인터뷰하자' 했으면 이런 영화가 안 나왔을 거다. 진짜 이야기를 담았다"며 영화에 애정을 드러냈다.

손미나는 "촬영 감독도 촬영으로만 따라다니면 즐겁지 않다. 그래서 '촬영 감독 이전에 순례자라는 마음으로 걸어라'라고 했다"며 "일부러 떨어져 걷기도 하고 하고 싶은 말이 그 순간 떠오르면 너무 힘들어도 그 자리에서 찍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다양한 순례자들 중 '철의 십자가'에서 만난 할아버지를 기억에 남는다고 꼽았던 손미나. "할아버지가 너무 힘들어보이는 상황이라 찍기 미안해지기도 했다"는 그는 "저희가 다가가니 그 분이 '오케이'라는 눈빛을 주셨다. 저희의 작업을 설명하고 인터뷰한 일은 정말 잘한 선택같다"고 자랑스러움을 드러냈다.

도전을 좋아하지만 항상 용감히 사는 건 아니다. 손미나는 "기운이 빠질 때도 있고, 자신감이 없어질 때도 있다. 아는 게 많아 두려움이 커지는 시기도 온다. 순례길을 기록하며 '진짜 마음을 담아 열심히 하면 가능하다'는 걸 배웠다"며 "도전 가득한 영화를 보고 많은 사람이 용기를 얻길 원한다"고 진심을 전했다.

한편, '엘 카미노'는 29일 전국 29개 CGV 극장에서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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