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야구대표팀 김택연 5연투 혹사 논란 동메달

반응형

청소년 야구대표팀 김택연 5연투 혹사 논란 동메달

.이날 선발 투수로 등판한 김택연이 7이닝 2피안타 9탈삼진 1볼넷 무실점 완벽투로 완봉승과 함께 팀 동메달을 이끌었다. 김택연은 이번 대회 총 6경기에 등판해 2승 16이닝 29탈삼진 4볼넷 평균자책 0.88로 에이스다운 면모를 보여줬습니다.

.하지만, 결과가 아닌 과정까지 본다면 이번 청소년 대표팀은 ‘5연투 혹사’ 논란을 피할 수 없습니다.

.김택연은 9월 2일 타이완전에 구원 등판해 54구를 던지고 하루 휴식을 취한 뒤 4일 호주전에 구원 등판해 15구를 던졌습니다.

.그리고 5일 하루 휴식을 취한 김택연은 6일 푸에르토리코전에 구원 등판해 21구를 던지다 우천 서스펜디드 경기로 등판을 못 끝냈다. 7일 재개된 푸에르토리코와 서스펜디드 경기 마운드에도 올라간 김택연은 19구를 던지고 등판을 마무리했습니다.

.김택연은 8일 열린 슈퍼라운드 미국전에서도 선발 황준서의 뒤를 이어 구원 등판해 16구를 소화했다. 3연투를 소화한 김택연은 9일 슈퍼라운드 네덜란드전에서도 구원 등판해 4연투와 더불어 24구를 던졌습니다.

.4연투에 이어 설마 했던 ‘5연투’까지 현실로 이뤄졌다. 김택연은 미국과 동메달 결정전 선발 마운드에 올라 7회까지 총 98구를 던지는 역투를 펼쳤다. 5일 동안 무려 총 178구를 던진 21세기 야구에선 말도 안 되는 비현적인 일이 벌어졌습니다.

.성인으로 성장해 프로 데뷔 준비를 마쳐야 1군에 올라오는 KBO리그 무대에서도 휴식일 없는 5연투는 찾아보기 힘들다. 가장 최근 KBO리그에서 5연투를 펼친 투수는 2016년 김성근 전 감독(현 최강야구 감독)이 이끌었던 한화 이글스 소속 심수창이다.(17일 두산전 0.1이닝 3구, 18일 LG전 0.2이닝 21구, 19일 LG전 1.1이닝 14구, 20일 KT전 2.1이닝 40구, 21일 KT전 1.1이닝 10구)

.심지어 2016년 당시 심수창보다 더 심한 5연투 혹사를 당한 선수가 바로 김택연이다. 5연투 마지막 날 무려 선발 98구를 던진 건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프로 투수보다도 더 힘겨운 투구 일정이었습니다. 9월 10일 동메달 결정전이 열리기 전 김택연을 1라운드 지명 후보군에 넣은 두산도 청소년 대표팀 마지막 경기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였다. 한 두산 관계자는 “진짜 김택연 선수가 선발 마운드에 오르는 게 맞나”라고 물으며 쓴웃음을 지었습니다.

.대표팀 경기 운영을 책임진 이영복 감독과 코치진들도 혹사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청소년 선수들의 팔과 어깨를 보호하기 위한 투구수에 따른 휴식일 규정을 교묘하게 활용한 까닭입니다. 대회 본부에서 규정한 투구수에 따른 휴식일 규정이 21구→19구→16구→24구→98구로 이어진 5연투를 장려하기 위해 만든 건 아니다. 누구보다 앞장서서 한국야구 미래를 보호해줘야 할 어른들이 오로지 ‘동메달’ 하나를 위해 낯부끄러운 5연투를 지시했습니다.

.5연투는 이미 벌어진 혹사이자 참사지만, 야구 관계자들과 야구팬들은 2023년 9월 10일을 절대 잊지 말아야 한다. 과거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 대회에서 혹사 논란을 겪었던 투수들 가운데 1군에서 제대로 꽃도 못 핀 채 꿈을 접은 사례가 있는 까닭이다. 10일 남짓 열리는 이 국제대회 결과가 그 청소년 선수의 향후 10년, 20년 인생까지 책임지진 않습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