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표 한 장 값이 23억 원, 비싼 이유 따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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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우한(武漢)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기념하는 우표를 발행했다. 우표는 1세트에 2장이 붙어있으며 세트당 2.4위안(한화 414원)이다. 수익금 전액은 방제 사업에 기부된다.

 
우표는 세트당 2.4위안으로 1450만장을 발행할 계획이다.

이렇듯 우표는 그 시대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과 인물을 담고 있다. 특히 중국의 경우, 우표 수집이 단순히 취미가 아닌 투자처가 된 지도 오래됐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전 세계 우표 수집가 중 3분의 1 정도가 중국인이다.

우표의 가치는 어떻게 매겨질까? 답은 희소성에 있다. 발행 물량이 애초에 많지 않거나 잘못 발행돼 시중에 몇 장 풀리지 않은 우표가 훗날 비싼 값에 거래되곤 한다. 다양한 사연 덕에 수집가들로부터 환영 받는 우표에 대해 알아봤다.

 
문혁시기 우표 값은 계속 상승 중

중국의 최고지도자였던 마오쩌둥이 인민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는 1967년 발행 우표의 값어치는 5만3000달러(한화 약 6548만원)에 이른다. 20여 년 전 이 우표는 한 장에 40위안(한화 약 6800원)이였다. 발행 당시엔 8펀(分)으로 0.08위안, 현재 환율로 환산하면 한화로 약 13원 정도였다. 시간이 흐를 수록 값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마오쩌둥에 의해 부르주아적인 취미라고 비난을 받으며 금지됐던 우표 수집은 2000년 들어 중국에서 큰 인기를 얻으며 값이 천정부지로 뛴 상태로, 국제 경매에서도 높은 관심을 끌어모으고 있다.

 
우표 수집계의 보물, 우표 한 세트가 205억
 

2010년에는 1987년 중국 청나라 광서제(光緖帝) 때 발행된 우표 한 점이 홍콩 경매시장에서 무려 552만홍콩달러(한화 약 8억5200만원)에 팔렸다. 이 우표는 1897년 2월 발행된 것으로, 흰색 바탕에 붉은색 문양과 함께 '대청우정'(大淸郵政) '當壹圓' '1dollar'라는 검은색 글씨가 새겨져 있다. 이 중국 우표 수집계에서 보물로 여겨진다. 1897년에 발생된 이 청나라 시대 우표는 한정적으로 발매되었으며 달러 액면가가 덧인쇄되어 제작되었다.

 
치명적 오류로 전량회수, 살아남은 희귀우표 '금 값'
 
하단부에는 '무산계급 문화대혁명의 전면승리 만세'라고 쓰여있다.

2018년 '전국산하일편홍'(全國山河一片紅·전국의 산과 강이 붉게 물들었다는 뜻)이라는 글귀가 적인 우표 한 장이 중국 자더 지역 2018 가을 경매에서 1380만 위안에 낙찰됐다. 한화로 약 23억 4000만원에 달한다. 이 우표는 마오쩌둥(毛澤東) 전 중국 국가주석이 주도한 문화대혁명이 한창이던 1968년에 발행된 것으로, 중국의 인민들이 마오 주석의 어록이 담긴 붉은색 수첩을 흔드는 장면과 함께 '전국산하일편홍'이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다. 

이 우표는 당시 3400만장 넘게 발행할 계획이었지만 갑자기 취소되면서 중국 뿐 아니라 전세계 우표 수집가들이 선호하는 희귀 우표가 됐다. 이유가 뭘까? 당시 이 우표는 발행 직후 오류가 발견돼 반나절 만에 회수 명령이 떨어졌다. 우표에 그려진 지도를 잘 보면 중국 본토는 붉은 색을 칠했는데 대만은 색이 칠해지지 않고 텅 빈 상태다. 대만을 중국과 다른 나라처럼 표현한 것이 문제가 됐다. 그때나 지금이나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이다. 당시 이 우표를 거래한 구매자와 판매자의 신원은 알려지지 않았다.

 
억지로 산 우표세트, 30년 뒤 2억 호가…

2011년에는 이런 에피소드도 있었다. 중국 전직 우체국 직원 친(秦)모씨가 30년 전 강매로 산 기념우표 덕에 백만장자 반열에 오른 것. 중국 우체국은 1980년 원숭이해를 기념하기 위해 우표 80장으로 구성된 '경신년 원숭이' 우표 세트를 발매했다. 그러나 판매가 부진하자 우체국 직원들에게 판매량을 강제로 할당했다.

 
이 원숭이는 당시 황융위 디자이너가 기르던 원숭이 이와를 모티브로 그린 것이다.

친씨 역시 할당받은 목표를 채우기 위해 96위안을 주고 15세트를 사들였다. 당시 우체국 직원 한 달 봉급이 20~30위안에 불과해 친씨에게 이 우표 세트를 떠맡는 것은 적지 않은 부담이었다.

그러나 30년 뒤 이 우표는 이후 중국에서 발행된 '첫 연하우표'로 희귀성을 인정받으면서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기 시작했다.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중국의 대표 화가 황융위(黃永玉)의 디자인인데다 조각판 인쇄로 원숭이 털이 한 올 한 올 살아있어 입체감이 돋보인다. 발행량도 450만장으로 적었다. 

그해 
장쑤(江蘇)성 쑤저우(蘇州)에서 열린 경매시장에서 친씨가 보유하고 있는 것과 동일한 우표 세트가 120만 위안(한화 약 2억 원)에 거래됐다. 이 우표는 매년 가격이 오르고 있다. 친씨는 당시 구매한 우표 세트 가운데 지금도 10매를 보유하고 있다. 그는 이미 2000년대 초에도 보유하던 우표 세트 2매를 각각 20만 위안(3300만 원)과 30만 위안(5000만 원)에 팔아 결혼해 분가하는 두 아들에게 아파트 한 채씩을 장만해주었다고 한다. 

중국서 발행된 연하우표
 
中 최초 발행 우표 줄줄이 붙인, 일명 '진주목걸이' 봉투
Countless Caroline Cover(뒷면)

1878년 중국 최초로 발행된 ‘대룡(5 Candarin large dragon)' 우표를 9장이나 붙여 발송한 일명 ‘진주목걸이’(String of Pearls)라고 하는 봉투인데 중국 우표계에 있어서는 가장 귀하게 꼽히고 있으며 2008년 제네바 경매에서 116만 유로(약 16억원)에 낙찰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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